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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9월] 슬슬 슬럼프가 올 때가 된거지

by ye-jji 2024. 9. 30.

Intro

인턴이 끝나고 잘 놀았는데 너무 잘 놀았는지 다시 마음을 잡는게 쉽지 않았다. 꾸준히 하는데 성과가 없는것 만큼 지치는 일이 없는것 같다. 프로젝트를 후다닥 하고 이력서와 포폴에 추가하자는 나의 야심찬 계획은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나는 디자인과 기획이 빠진 개발만 하면 금방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어림없지..

 

사실 마음이 심란하다는 핑계,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는 핑계 등등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 현실을 잠깐 도피하고 싶었다. 근데 그것도 마음대로 되는건 아니였다. 뭐 어떡하냐.. 버텨야지.. 그래서 알바를 새로 구하게 되었다. 언제까지 알바로 시간을 죽일수도 없는데.. 하지만 일단 올해까지는 해보자 라고 또 타임 리밋을 걸어버렸다.

 

1. 야심차게 리액트 블로그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추석 전에 끝내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했다. 기능 구현을 위주로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기획과 디자인을 최소한으로 진행하려고 했다. 근데 사실 나는 하기 싫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고 주말에는 부산으로 놀러갔다. 예전에 같이 프로젝트 했던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는 핑계로 걍 놀았다. 놀면서도 심란해서 그 주에는 거의 매일 술을 마신 것 같다.

 


사실 일주일을 내리 논건 또 아니였다. 여전히 캠 스터디를 진행중이었고 매주 블로그 쓰는 스터디도 진행중이었고 AWS TechCamp도 있었다. 가장 쉬운 강의였지만 로즈마리 프로젝트에 사용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강의를 들었고 나름 메모도 하고 질문도 하면서 들었다. 수료증도 준다고 했는데 그땐 안나왔지만 지금 보니 나왔다. 따로 첨부파일이 없는데 저 이미지는 따로따로 저장이 되길래 한번에 캡쳐 했다. 이름은 모자이크로 가리긴 했는데 의미 있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지만 어쨌든 메일을 받으니 뿌듯했다.

 

 

2. 작년부터 계속 같이 프론트엔드 개발자 준비를 같이 하는 친구들과 강릉 워케이션에 갔다. 4박5일동안 79,000원이라길래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냉큼 예약했다. 날씨는 중간에 비가 온 적이 있지만 그마저도 너무 좋았다. 원없이 바다를 보고 왔다. 열심히 하겠다는 핑계로 간거라 나름 블로그 프로젝트를 열심히 했다. 노는 것도 코딩도 전부 열심히 한 것 같다. 하지만 주말은 늘 코딩을 안하게 되는 것 같다. 일단 나름 여행이었어서 그런지 피로가 쌓였고 추석이라 인천으로 내려가야 하니 정신이 없었다.

 

3. 우리집은 큰집이었고 어쩌다보니 친가 식구들이 여러번 우리집에 오기로 했고 안그래도 큰손이었던 엄마는 무지막지하게 음식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울 사람이 어쩌다보니 나 하나밖에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 하지만 난 요리를 좋아하니까 좀 힘들었어도 할만 했다. 사실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른들은 나에게 별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셀프 눈칫밥을 먹는나였고.. 무슨 일을 해도 잘할테니 이건 어떠냐 저건 어떠냐 하는 이야기를 듣다가 결국 슬럼프가 온 것 같았다. 그 와중에도 나름 강의도 듣고 코테도 풀고 했으나 멘탈은 와장창이었다.

 

4. 불안함이 절정에 달해서 내가 한짓은 알바를 구하는 거였다. 진짜 단순한 인간인 나..ㅋㅋㅋㅋㅋ 그래도 일단은 해보겠다고 고집을 꺾지 않은 나였다. 그럴거면 불안해 하지나 말던가..ㅋ큐ㅠㅠㅠㅠ 객관적으로 내 이력서를 보니 여전히 부족한 부분 투성이었다. 이번에는 다른 걸 보충하는게 아니라 내 기술적 역량을 더 보충하고 어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협업 경험이 많고 집필 경험도 있고 프로젝트도 여러개 했지만 정작 기술적어필을 할 내용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다시 반성하고 탈탈 털려버린 멘탈을 재정비했다. 인프런이나 패스트캠퍼스, 유튜브를 볼 때마다 이 강의를 들으면, 이 프레임워크를, 이 기능을 등등 이것만 하면 나도 취업할수 있나 하는 미혹을 모두 떨쳐내고 이미 결제한거나 다 듣고 지금 벌려놓은 프로젝트나 잘 마무리하기로 또 다짐했다.

 

Outro

이렇게 보니 9월도 놀지는 않았는데 왜 한것도 없는거 같은지 참 모를 일이다. 10월 목표는 정말 31일 내내 1커밋을 해보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의미 없는 커밋 남기는 건 안남기는것 만 못하다는 생각이었는데 딱 봤을 때 비어 보이는 것도 생각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매일 1커밋을 하자를 목표로 해서 그런 작은 거라도 일단 성취감을 좀 느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일경험 인턴을 같이 했던 친구를 만났다. 내가 열심히 안해서 지금까지 취업을 못한거 같아 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었다. '언니 항상 열심히 하면서 무슨 소리야' 라고. 그 한마디가 참 고마웠고 도움이 되었다. 맨날 입에 달고 사는 이야기가 '꾸준히 하면 늘어' 였는데 꾸준히 한 거 같은데 취업이 안되니까 내가 실력이 안늘어서 안되나 라고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내가 열심히 안하나보다 라고 생각이 흘러갔었다. 근데 그 생각의 고리를 끊어 주었다.

 

당분간, 아마 앞으로 1년정도는 계속 안좋아질거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는다. 구인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말도 못하게 올라간 경쟁률이 먼저 보인다. 이도 저도 못하는 사이에 낀 사람이 된 것 같다. 해도 될거라는 보장이 없는 느낌을 받으면서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을 수십번. 근데 결국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고 싶어서 남아 있는 거니까.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게 아니라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위로가 되는 9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