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4
권고사직 확정 후 특별연차를 소진하는 기간이었다.
새해가 되었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았고 곧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집을 치우고 물건을 정리하고 쓰레기들을 한가득 내다 버리고 운동을 다녀와도 새해의 희망찬 느낌이나 뭔가 의욕이 생기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였다.
그리고 일요일에 친척언니에게 소환당해 공연을 보고 언니와 언니 친구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많이 위로도 받고 웃고 맛있는 걸 먹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멘탈이 괜찮았던 것 같다.
1/5~1/11
길게 쉬고 이제 퇴사가 확정된 뒤 첫 출근이었다.
새해를 맞아 직원을 한명씩 불러서 대표가 미팅을 진행했는데 나는 부르지 않았다. 생각보다 충격이 컸다.
다음날 따로 불러서 바빠서 그랬다고 하는데 내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거의 마무리 되었지만 사실 완벽하게 끝난게 아니였다.
중간중간에 데이터가 추가되고 테이블이 수정되고 하면서 프론트엔드에서 TS로 타입관리 하는 부분이 많이 망가져있었다.
물론 동작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그럴거면 ts를 왜 쓰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중에 유지보수 기간에 처리하자는 이야기가 돌아와서 순위가 뒤로 많이 밀렸다.
나는 퇴사 전 이 부분을 수정하고 나가고 싶었다.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가고 싶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대표에게 이야기 했을때 조금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일단 돌아가니까 문제는 없는거 아니냐, 해야 하는 내역을 정리만 해서 전달해줘라
지금은 긴급으로 제안서를 써야 하니 거기에 붙는게 맞을거 같다.
그리고 자기 입장에서는 내가 코드에 무슨짓을 할지 사실 모르는거다. 물론 안그럴걸 알지만
그럼 권고사직으로 퇴사하는 직원한테 신규 사업 제안서 작성을 시키는건 말이 되나..?
다시 생각해도 역시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게 일주일 내내 제안서를 쓰며 심지어 야근도 했다.
평일에 안그래도 시간이 없는데 이렇게 되니까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고 불안했었다.
그래서 주말에 취업박람회와 이력서 멘토링을 신청해 받았다.
그리고나서 깨달은 결론은 뭐가 되었던 결국 코딩 실력이 좋아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나름 취준생활을 길게 했어서인지 다른 부분은 어느정도 준비하는 방법을 알것도 같은데 요즘은 정말 요구하는 코딩 능력치가 넘사라는걸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면서 남은 기간동안은 내가 회사에서 했던 일들을 좀 잘 정리해두어야 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게 되었다.
1/12~1/18
원래 마지막 출근일이 22일이었지만 이번주도 제안서를 작성하기위해 계속 야근이 있었다.
출퇴근 왕복 4시간에 야근까지 포함하니 정말 시간이 안나서 뭘 할 수가 없었다.
야근이 8시간이 되면 연차 1개가 생기는데 연차가 생겨서 마지막 출근일이 하루 땡겨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일주일 혹은 5일에 하나 정도의 제안서를 쳐냈던 것 같다.
12월도 계속 제안서 작업을 했는데 결국 사업을 따냈던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도 뭔가 허무하게 보낸다는 느낌이 안들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을 열심히 읽었다.
생각보다 쉬운 글로 쓰여서 편하게 읽었다.
확실히 책을 들고 다니는건 무거웠지만 그래도 종이의 질감이 주는 안정감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너무 힘들어하는게 눈에 보였는지 친척언니가 다시 날 소환해서 주말에 공연으로 꽉 채워진 일정을 보냈다.
많이 힐링이 되었고 행복했다.
배우가 감정을 쏟아낼 때 뭔가 대리만족이 되는 기분을 느끼며 언니에게 너무 고마웠다.
1/19~1/25
드디어 마지막 출근 주간이 되었다.
여전히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고 월요일엔 야근을 했다.
화요일에 갑자기 다같이 카페에 가서 한시간 반쯤 앉아있다 왔다.
알고보니 내가 화요일이 마지막인줄 알았던 것..
그리고나서 야근 시간 계산해서 수요일이 마지막 출근일이 되었다.
근데 수요일에 출근하니 갑자기 취약점이 발견되어서 그걸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정신없이 개발에 들어가게 되었다.
요구사항대로 개발했지만 막상 그게 보안취약점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 막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해서 가상환경에서는 파일 업로드가 불가능하게 전부 막기로 했다.
그 와중에 프리릴리즈 서버를 또 구축해서 올려야 한다고 해서 또 분기처리를 해야 했고 자세히 구구절절하게 적을수 없지만 이런저런 수정사항이 잔뜩 생겼다.
결국 마지막 날도 야근을 해서 개발을 끝내게 되었다.
이럴거면 제안서 쓸 시간에 개발을 하는게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그렇게 목요일은 집에서 하루종일 자다가 잠깐 일어나서 먹고 다시 자고 저녁에 간신히 운동 갔다가 바로 잠들었다.
휴식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리고 금요일부터 스터디를 시작했다. 생활 습관이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오전9시부터 12시까지 스터디를 하기로 했다.
오전 스터디를 마치고 이력서용 증명사진 촬영 예약을 했어서 준비하고 갔다.
근처에 좀 일찍 도착했는데 머리가 너무 가라앉아서 눈에 보이는 미용실에 들어가 드라이를 부탁드렸다.
마침 잠깐 예약이 비어있다고 하시면서 머리를 해주셨다.
그 짧은 시간에 왜 머리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했는데 사정을 들으신 원장님이 돈을 안받겠다고 좋은일이 있을거라고 해주셨다.
이런적은 처음이라 얼떨떨하고 너무 감사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동시에 내가 그렇게 불쌍한 상황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은 동생이 와서 맛있는 걸 먹어야 한다면 마라샹궈와 알마치를 사줬고 그렇게 잔잔하게 흘러갔다.
1/26~1/31
드디어 마지막 일주일이 되었다.
2월이면 백수가 되는데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월요일 화요일은 스터디를 하는데 집중이 잘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뭔가 코테 문제를 푸는데 손에 안잡히고 지금 뭔가 다른걸 해야 했는데 못하고 놓치고 있는것만 같은 이런저런 상념이 너무 가득했다.
수요일은 청주로 임신한 친한 언니를 만나러 갔다.
가서 오랫만에 같이 전시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카페가서 실컷 수다도 떨었다.
사실은 모두가 불안하지만 나름의 행복을 찾아 일상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만 그런건 아니구나 하는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목요일은 다른 친한 언니와 동네 예쁜 카페에 가서 구직 SNS플랫폼에 올릴만한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했는데 확실히 언니들이랑 대화하는게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맛있는 거 먹으면서 서로에게 응원해주는 이런 시간을 보낼수 있어서 좋았다.
금요일은 직원들끼리만 모여서 회식을 하기로 했다.
내가 권고사직 대상이 되어(1년 넘기전에 퇴직금을 주기 어려우니 자르겠다는 이유) 퇴사가 확정되기 전 먼저 퇴사한 백엔드 개발자가 한명 있었는데 그때도 송별회가 없었고 나도 없었고 송년회같은 것도 없었어서 이렇게 마무리하는게 아쉬웠다.
그래서 마지막날로 회식을 잡고 다들 방향이 달라서 그나마 중간인 논현에서 만나기로 했다.
사람들은 좋았어서 버틸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신입이었지만 같이 고민하고 문제가 생겼을때나 수정해야 하거나 확인이 필요할 때 정말 열심히 도와주셨었다.
말도 안되는 일정과 요구사항이 가득했는데 심지어 중간중간에 계속 변경되었어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확실히 다시하게되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저런 생각과 아쉬움을 잘 정리하고 와야겠다.
2월 다짐
2월은 마침 또 설이 있기 때문에 설이 곧 새해다 라는 마음으로 다시 정신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나름의 목표도 많이 세워놨는데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적어봐야지..!
설 전까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수정을 끝내기(피드백 받은 걸 기준으로)
리트코드 JS 챌린지 끝내기(노션 정리 포함)
실업급여 신청 완료해두기
코테 강의 듣기
설 지나고 시작할것
스위치온 다이어트
지원하기(노션에 플랫폼별로 정리하기)
프론트엔드 마스터 강의 듣기
생각보다 할만한거 같기도 하고..?
일단 이력서 포폴 완성이 좀 빡셀거 같긴 한데 그래도 진짜 해야지...
'회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5-1] 지원을 다시 시작했다 (1) | 2025.01.31 |
|---|---|
| [12월 & 2024년] 벌써 일년이 끝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5) | 2024.12.31 |
| [11월] 올해가 벌써 한달밖에 안남았는데.. (2) | 2024.11.29 |
| [10월] 프로젝트로 가득 채운 한달 (16) | 2024.11.06 |
| [9월] 슬슬 슬럼프가 올 때가 된거지 (10) | 2024.09.30 |